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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3818] 볼랜드를 MS에 비교하면서 열정을 논하다니요.
박지훈.임프 [cbuilder] 4181 읽음    2002-03-15 04:17
우선.. 볼랜드포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제 반론, 아니 반박입니다.

사실 저는 님의 글에서 오히려 폄하를 느꼈기 때문에, 기분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만...
저 나름대로는 차분한 마음으로 객관적으로 글을 쓰도록 꽤 노력했습니다.
그러니 님께서도 차분하게 읽어주시면 좋겠구요, 반박하실 것이 또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예산"의 의미에 대해서

"예산"이라고 말한 것은, 상황을 모르시는 원래의 질문을 올리신 분이 이해하기 쉽게 썼을 뿐이구요.
원문에서 제가 말한 예산의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MS의 제품들 중에, 개발툴, OS, 서버제품들, 오피스, 응용소프트웨어 등은 수익과 지출 구조가 전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상식에서는, 어느정도 이상의 규모의
기업이라면, 수익 최대화를 위해 성격이 다른 제품은 각각의 수익과 지출을 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만한 규모가 안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수익이 들어오는 만큼 지출을 하는 것이 상식
이지요.

MS의 마케팅 활동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MS에서 개발툴을 팔아서 생긴 수익이
오피스나 OS 등의 판매 수익에 비해 얼마나 됩니까? 1/10 정도 되나요? 혹은 1/20?
물론 MS가 플랫폼이나 오피스에 많은 마케팅 비용을 쓰는 것은 사실이겠습니다만, 개발툴과 비교했을
때 수익이 들어오는 만큼 비례로 예산을 책정한다고 보기엔 개발툴에 상당히 많은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MS의 사정은 제가 이렇다저렇다 할 입장은 전혀 아닙니다. 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개발툴에서의 점유율 유지를 통해 MS가 바라는 것이 그 판매 수익만은 아니기에 이런 정책이
가능할 겁니다. 개발툴의 확산이 플랫폼의 확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요.

저는 이런 면에서, 비율 면에서 다른 제품에 대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적어도 지출을 더 늘릴
이유가 MS에겐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예산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구조의 "느낌"을 구체적인 설명
없이 대략적으로 전달해드리기 위해 원래의 사전적인 의미를 좀 벗어나 빌려쓴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개발툴에 대한 MS의 정책에 대해 불만스러운 것도, 개발 외의 목적으로 개발툴이 변질되는 것입니다.
볼랜드 개발자면서 남의 일인데 왜 상관이냐구요? 적어도 현시점에서 윈도우 플랫폼에 대해선 MS가
개발툴에서도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MS의 정책이 전체 개발자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또 당장 제 밥줄도 끊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상당히 흔들어놓기 때문입니다.


대학투어 세미나의 비용에 대해

대학 한군데에 200만원이면 엄청 적은 비용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물론 규모에 비해선 적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예상한 비용도 그보다는 조금 높으리라 생각했지만,
대략 비슷한 선입니다. 점프투닷넷 세미나의 경우 17개 대학에서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7 X 200만원 = 3,400만원이군요.

3천4백만원이면 볼랜드에서 한 해 동안 C++Builder를 판매한 수익에 상당한 위협이 됩니다.
놀랍습니까? 뭐 어쨌든 현실입니다. 그정도로 국내에 C++Builder 개발자가 적은 것보다는, 정품
사용자가 적습니다. 거기에는 역시 이런 논문 하나를 통째로 쓸 정도로 복잡한 이유들이 있으니까
여기서 더 쓰지는 않겠습니다.

또 한가지, 볼랜드 개발툴에 대한 인식이 적어서 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적극적인 지원을 대학에서
바랄 수 없는 형편입니다. 또한 세미나를 후원해줄 볼랜드의 협력업체 수도 몇개 안되는데다 규모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MS의 현실에 비교하면서 열정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시는 것은 억지입니다.
볼랜드 뿐 아니라 다른 비슷한 경쟁사들도 비슷합니다.
(볼랜드의 데일 풀러가 방한하면 김대통령하고 악수할 수 있겠습니까?)


회의실과 토요세미나에 대해서

볼랜드는 아직 한국 지사가 설립된지 얼마 안되어서 사무실 체제도 채 정립이 안된 상태입니다.
외부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도 없구요. 그래서 현재 이전을 추진중이고, 이전이 되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외부인들이 편하게 모여서 세미나나 토론회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로
오래 전부터 약속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외부인용 회의실은 이제 비교할 건이 아닙니다.

토요세미나 말이지요. MS 직원이 직접 나와서 세미나를 계속해온지가 4년이 넘었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군요. MS 한국 지사가 설립된 지 얼마나 오래되었는데 4년밖에 안되었단
말인가요. 볼랜드 지사는 설립된지 이제 1년입니다.

게다가 볼랜드 지사는 현 상황에선 직원수에서도, 매출에서도 MS와 비교할 상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볼랜드가 MS처럼 하지 못하는 것은 열정이 모자라서라고 하실 수 있으신지요.


데브피아에 대해서

데브피아가 MS의 회의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셨는데.. 반만 맞는 말이란 것은 잘 아시지요?
비사모 서버가 한때 제 이전 직장의 옆사무실에 있었습니다. (옆이라기 보다는 한 사무실이었습니다.
두개 회사가 파티션으로 나누어 썼지요.)

데브피아의 활동을 거론하신 것은 당연히 볼랜드포럼을 비롯한 볼랜드 개발자 사이트들과 비교를
하신 것 같습니다. 이것도 좀 억지스럽지요? 그냥 개인사업자도 아니고 법인으로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동호회를 비교하시다니요. (비사모 시절과 비교하면 몰라도 말이죠.)

그렇다고 데브피아가 법인으로서 그다지 성공적인 기업 사례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개발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관련 사이트로 법인화라도 성공한 것은 데브피아가
전무후무합니다. 그리고 MS에서 투자해준다면 볼랜드포럼도 당장 법인화하겠습니다. 물론 경영권은
어림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보기에 데브피아는 온실안의 꽃입니다.
볼랜드포럼은 여기까지 오기위해 별의 별 우여곡절을 다 겪었습니다. 처음에 질문 글 하나라도 올릴
개발자들을 한명씩 끌어모으는 것부터가 엄청난 인고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외에 차츰 답변을
올리실 고급 개발자분들이 한분씩 찾아오고, 그 와중에 제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서비스를 할 서버가
없어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기도 하고, 아는 분의 회사 서버에 몰래 올려놓고 쓰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서버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습니다.

데브피아, 아니 비사모는 어떻습니까. 사실 이 사이트보다 늦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도 엄청나게 많은 개발자들의 홍수로 어렵지 않게 세력을 확장해나갔고, 주목을 받는 사이
MS와 전격적으로 법인화에 성공까지 했습니다.

물론 데브피아의 최우인 사장님 이하 직원분들은 데브피아에도 참 말못할 사연이 많았다고 하시겠지요.
하지만.. 사람이 모여야 할 동호회에 사람이 없는 설움을 아십니까. 답변을 달아줄 고급개발자가
부족해서 하루에 최소 서너시간씩 혼자서 일일이 답변을 달아가며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그 피로함을
이해하실 수 있으십니까. 사람을 모은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매번 새로운 한분이 오실때마다,
왜 이렇게 책이 없냐, 헬프가 부실하냐, 이런 버그가 아직 해결이 안되었느냐, 그런 말을 듣게 되고,
그때마다,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이 노력합시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만큼 볼랜드포럼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정말로 볼랜드포럼의 모든 글들, 모든 흔적들이
모두 개발자들의 피와 땀입니다. 불만과 갈구속에 오직 서로를 의지하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말합니다. 볼랜드포럼의 지상 목표는 데브피아와 어께를 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도, 볼랜드포럼은 데브피아에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점프투닷넷 세미나의 타겟에 대해서

점프투닷넷 세미나가 개발자 또는 개발을 꿈꾸는 분들을 위한 것이란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의 목적이 순수 개발이라고 장담하실 수 있으시겠는지요.

개발의 기능 향상만을 위해서 C#이 등장하고 웹서비스가 등장하고 비베가 그렇게 변했습니까.
개발자가 당장 웹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요구했거나 혹은 시장조사 기관에서 MS보다 먼저 웹서비스가
앞으로의 개발에서 핵심이 될 거라고 발표한 적이라도 있습니까.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의 굵직굵직한 변화는 모두 개발자의 필요가 아니라 MS의 의도에서 온 것이란 거,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이 닷넷 플랫폼을 위한 시장 다지기의 일환이라는 거 바보 빼고는 다 압니다.
(개발자 중에 바보는 없을테니까 개발자라면 다 압니다.)

새로운 플랫폼이 생기면 개발자 없이는 플랫폼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거 MS가 가장 잘 압니다.
MS가 IBM의 하청을 완전히 벗어나 본격적으로 성장했던 것이 윈도우에서의 비베 덕분 아닙니까.
그런데도 MS에게 있어 개발툴 세미나는 플랫폼 홍보와 별개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게다가 닷넷은 더욱더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전략 아닙니까.


MS와 볼랜드 제품의 수익률에 대해

볼랜드 제품이 한국에서 미국보다 비싸게 책정되어 있다는 거 다들 압니다. 이 사이트에서도, 그리고
다른 볼랜드 관련 동호회에서도 수차례 불평과 비난이 난리를 쳤었고, 저도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볼랜드 지사가 생긴 후에 달려가서 가장 먼저 건의했던 것이 가격 인하였습니다.
몇가지 부분에서는 받아들여지고 또 일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조금씩이나마 성의를 갖고 개선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만족까진 아니더라도 좀 기다려주는 성의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최근에는 가격
논쟁을 벌이는 것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MS와 볼랜드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 카피당 가격 비교로 족한 것입니까.
수익률이란 투입 대비 산출 아니었나요. MS만큼 수익률을 올리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있습니까?

볼랜드 지사가 카피당 이윤으로 따져서 비싸게 판다고 지적하셨는데,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는 곤란
합니다만 볼랜드 지사가 한해동안 판매하는 개발툴 카피수는 MS와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회사의 상황을 비교했을 때 볼랜드 지사는 MS에 비해 정말 어렵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정당한 것이 아닙니다. 볼랜드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고,
저도 계속 과감한 시도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올해말이 되면, 내년이 되면 또 지금보다 상당히
개선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데 MS는 이 가격정책 면에서 몇배 더 나쁜 케이스입니다. 워드의 가격을 1만원으로 낮춰서
아래아한글을 단기간에 고사시켜버린 것 기억하시지요.
(MS, 정말 엄청난 일을 했습니다. 공정위는 도대체 이때 뭘 했을까요.)
얼마전에 기사를 보니 지금도 그런 멋진 짓(도저히 행위라고 쓸 수가 없군요)을 계속하고 있습디다.
워드는 물론이고 프론트페이지도 그렇더군요.
http://www.etimesi.com/focus/detail.html?id=200203040242
http://www.etimesi.com/focus/specialdetail.html?id=200203050211&class=사설/오피니언

일단 저가정책으로 단기간에 경쟁회사를 고사시킨다... 시장이 평정되면 슬금슬금 가격을 올린다...
이런 것이야말로 독점을 하는 맛 아니겠습니까.
시장이 평정된 후에 MS가 가격을 높이는 것이 볼랜드처럼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러는 것입니까.


열정의 문제일 뿐이다

위에서도 군데군데 썼지만, 절대로 열정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 돈이 관계됩니다.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 소수의 방법은 제가 거의 다 조금씩은 추진해봤거나 계획중이니까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무시하셨는데, 볼랜드는 MS에 비해 자금 규모가 엄청나게 작습니다.
본사든 지사든 마찬가지입니다. MS에서 3천4백만원을 들여 전국 투어를 하는 것은 "거의 돈이 안드는군"
이겠지만, 볼랜드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이 됩니다.

앞에서도 몇번 썼다시피 볼랜드 한국지사는 설립된지 이제 1년입니다. 외국회사 지사의 초창기가
어떤지 아십니까? 실력, 즉 판매 실적으로 증명하기 전까지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본사의 결재를
받습니다. 회계, 인력의 수급과 활용, 마케팅 정책 등 초창기에 지사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도, MS 지사와 볼랜드 지사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열정으로만 가능한 방법라면 볼랜드포럼이 합니다. 순회 세미나는 안됩니다. 왜냐구요?
월급이 안나옵니다. 데브피아 분들이나 MS 직원분들은 월급은 받고 하지 않습니까?
저도 더도 말고 제가 지금 버는 월급만큼만 수입이 나온다면 힘들어도 하겠습니다.

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번갈아 출근해가며 일하는 거, 물론 대단합니다.
하지만 월급받아가며 일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면, 웬만한 벤처의 개발자들도 똑같이 대단하군요.
혹시, "MS씩이나 되는..." 회사에서 그정도로 수고한다는 것이 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하시는 근거입니까?

볼랜드포럼을 비롯해서 모든 볼랜드 개발자 동호회는 개인적인 수입 1원도 없이 사이트 운영합니다.
운영자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대단합니다. 자신에게 별 도움이 안되는 답변을
열심히 달아주시는 분들, 자유게시판에 좀 썰렁하더라도 유머 하나 올려주시는 분들, 이런 분들이
제가 생각하기엔 월급받아가며 휴일도 반납하는 "보통 개발자"보다는 열배는 더 대단합니다.

데브피아, 대단한 규모의 사이트입니다. 하지만 Visual C++ 부분과 C++Builder 부분을 비교해보면
적어도 Q/A에서는 볼랜드포럼보다 질이 떨어지는군요. 데브피아의 Visual C++ Q/A보다 볼랜드포럼의
C++Builder Q/A가 압도적으로 답변율이 높습니다. 잊으셨을까봐 다시 말씀드리면, Visual C++ 사용자가
C++Builder 사용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다시 말해, 이렇게 C++Builder개발자들의 C++Builder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Visual C++ 개발자들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간단히 정리해보지요. 볼랜드가 열정이 없어서 왕성한 홍보활동을 벌이지 못하는 거 아닙니다.
또 볼랜드 관련 각 동호회 사이트 운영자들의 열정이나 개발자들의 열정은 MS쪽에 비해 월등합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신지요.


MS에 대한 일방적인 폄하

제가 썼던 원문 어디에서 '일방적인 폄하'를 발견하셨는지요. 폄하라고 하는 말은 쉽게 말해서
깎아내리는 것인데, 저는 그런 말을 쓰지도 않았고, 지금 다시 봐도 그런 부분은 없군요.

님이 볼랜드와 MS를 모두 잘 알고 있다고 하셨는데, 위에서 줄줄이 썼던 바와 같이 님은 볼랜드를
거의 모르거나 MS를 지나치게 미화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MS를 악(惡)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법인 기업은 대형화될 수록 인격적인 의지보단
집단적인 이익에 대한 의지로 움직이게 되는 기계와 같은 생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만큼 기업이 독점을 추구하는 것은 기업생리상 당연한 것입니다. 볼랜드도 그럴 기회가 있으면
그러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MS로부터 독점의 이득만큼 폐해를 많이 느껴온 저로선 설혹 볼랜드라고
하더라도 독점에 들어가게 되면 안티볼랜드를 외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안티의 느낌은 미워한다, 없어져야 한다, 그런 감정적인 것과는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MS가 자사의 실익을 위해서 움직이듯이, 볼랜드포럼은 볼랜드 개발자들의 실익을 위해서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므로, MS의 숨겨진 의도가 따로 있어서 개발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거나 불안해할 일이 있다면 MS의 이익에 반할 수 있는 발언을 하게 될 뿐입니다.
(저는 그 흔한, M$라는 표현조차도 써본 적이 없습니다.)

제게서 안티같은 느낌이 들겠습니다만, 안티라고 해서 불매운동을 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고
반대로 MS의 많은 제품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엔지니어에게 편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것이 있겠습니까.
리눅스보다 윈도우가 편하고, 아파치보다 IIS가 편하고, 넷스케이프보다 IE가 편합니다.
그래서 MS 제품들을 애용합니다. 지금도 윈도우에서 IE를 써서 글을 쓰고 있고 아무런 불만 없습니다.

그리고 없는 얘기를 지어내거나 읽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MS를 깎아내릴 생각도 없습니다.
지난번의 잡생각 글에서는 비약적인 추리를 계속해서 MS 분들이 불편해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MS가 지금까지 다분히 의도를 숨기면서 대외적으로는 부인해왔기 때문에, MS의 의도를 믿지 못해서
그런 추리까지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런만큼 제가 간혹 MS의 이익에 반하는 발언을 하더라도 제발 그것을 단순한 안티MS로 오해하는 일은
없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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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님을 MS 혹은 데브피아의 직원 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렇든 아니든 별 관심없습니다.
만약 직원분이 맞으시다면, 한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아니시라면 잘 몰라서 그런 글을 쓰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제가 오해를 한 거라고
해도 사과를 드릴 필요는 없겠지요? 적어도 저보다는 MS에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계신 듯 하니까요.)

점프투닷넷 세미나 얘기가 나와서 문득 생각이 난 것인데, 저도 작년 건국대 세미나에 참석했었습니다.
지금은 MS 직원이신 홍영준씨가 C#과 닷넷에 대해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그때는 학생이셨던 걸로 아는데, 자신을 닷넷 에반젤리스트라고 소개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그분의 강의는 그야말로 폄하, 아니 비하 일색이었습니다. C++이 메인 타겟이었고, 자바,
델파이도 언급했고, C++Builder도 메뉴에 들어갔습니다. 아주 작정을 하고 비속어까지 써가며 침을
튀기더군요. (이런 분들이 있는 MS에 대해 제가 폄하한다는 말을 듣다니 기분이 나쁩니다.)

저는 13년째 C++ 프로그래머입니다. C++에 대해 10분 정도만 이야기하다보면 상대가 C++에 어느정도
실력인지, 어느정도 경력인지 대략 짐작합니다. 홍영준씨가 C++에 대해 한 비하한 말들로 짐작해볼
때 홍영준씨는 C++에 대해 문법만 아는 정도의 수준밖에 안되는, 거의 문외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신있게 C++을 깎아내리는 것을 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델파이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라고 했었고, C++Builder에 대해서는 표준 C++이
아니니 거론할 필요도 없다고 했습니다. 제 얼굴이 버얼겋게 달아올랐을 것은 짐작이 가시지요?
(여기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아시지만, C++Builder가 Visual C++에 비해 ANSI/ISO를 훨씬 더 잘
준수하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비하의 곳곳에서 출처가 있거나 혹은 불분명한 인용들을 엄청나게 해댔는데요.
그러면서 출처를 알고 싶으면 강의가 끝난 후에 개인적으로 문의하라고 하더군요.
그 압권은.. 역시 제임스 고슬링이었습니다.

자바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는 제임스 고슬링이 그랬다고 하더군요.
"자바는 실패한 언어이며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출처가 무지하게 궁금했습니다. 사실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출처를 물어보려구 했는데요. 세미나가 너무 길게 늘어져서 끝나자 마자 예정된 Q/A도 없이
그냥 사라져버리더군요. (왜 늘어졌냐구요?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이 컴파일중에 몇십분동안이나
응답없음 상태가 되는 바람에 컴파일 완료 기다리느라 그러더군요.)

썰이 길었는데,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홍영준씨에게, 그 출처를 알아봐주십시오.
설마 하고 별로 믿지도 않았지만, 최근의 제임스 고슬링의 발언을 보면 더욱 그런 말을 했을 거 같지
않습니다.
http://www.zdnet.co.kr/develop/coding/java/article.jsp?id=45509

만약 홍영준씨가 근거없이 그런 말을 했다면,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

사실 MS의 발표회나 세미나 등에서 사실이 조금씩 왜곡된 발언을 종종 들어왔지만,
그날 홍영준씨의 강의는 해도 너무했습니다. 대상이 현업 개발자들이었다면 거를 것은 거르고
들었겠지만, 물정도 모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뇌도 아니고 그런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다니요.






열정의 문제겠죠...  님이 쓰신 글 :
: 우선 대학투어 세미나는 생각하는 것처럼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학 한 곳 당 200만원도 안들어갑니다. 더욱이, MS 개발툴에는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자료와 음료수 값이 고작이며, 다른 부분은 대학과 협력업체들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
: 그리고 MS는 그렇게 엉터리로 마케팅 예산을 관리하지 않습니다. 모든 제품에 PM이 존재하고, 그 PM은 하나의 사업부로 1년의 계획을 추진합니다. 어떤 사업부가 자신의 예산을 내어줄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Windows XP가 나왔다고 VS .NET 마케팅 예산을 전용할 수도 없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불가능합니다.
:
: 그리고 MS에서는 데브피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소규모 동호회를 계속 지원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비용지원이 아니라, 2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매주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회의실을 대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MS 직원이 직접 나와서 지원해야 하고, 그것이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데브피아도 MS의 회의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 그리고 점프 투 닷넷 투어는 개발툴과 데이타베이스에 대해서만 진행합니다. 다음 달에도 2차 점프 투 닷넷 대학투어가 시작됩니다.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닷넷 플랫폼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
: 임프님의 열정은 높이 삽니다만, MS에 대한 일방적인 폄하는 곤란합니다.
: 저는 다르게 봅니다. 모든 것에는 정열이 먼저입니다. 의지와 정열이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팀은 2년째 토요일이 없으며, 일요일에도 번갈아 가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1년에 신정, 구정, 추석 각각 1일씩을 제외한 나머지 362일 계속 닷넷 팀이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신제품 발표회도, 대학투어 세미나도, 데브피아와 하는 토요 세미나도 모두 닷넷 팀 5명이 진행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 중 2명은 각각 제품을 맡고 있는 PM입니다.
:
: 저는 볼랜드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었습니다.
:
:
: 박지훈.임프 님이 쓰신 글 :
: : 현재로선 볼랜드에서 점프투닷넷과 같은 순회홍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 물론 의욕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고, 예산이 부족한 것이지요.
: :
: : 점프투닷넷과 같은 순회홍보에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데, MS의 경우엔 개발툴 제품 자체의 홍보가
: : 목적이 아니라 플랫폼 및 모든 제품들을 닷넷으로 묶어 그에 대한 홍보를 하는 것입니다.
: : 그러므로 다른 제품군 판매에서 얻은 수익을 개발툴 홍보에 사용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목적이
: : 개발툴 자체의 홍보가 아니라 플랫폼 확산이므로 그정도의 예산이 가능한 것입니다.
: : (MS라고는 해도 그런 대형 홍보행사를 하려면 개발툴 판매수익만으로는 어림도 없을 겁니다)
: :
: : 국내 개발툴 판매 수익도 MS에 비할 정도의 규모는 안되는 현실인데다가 MS처럼 실제로 수익이
: : 엄청나게 남는 부문의 예산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고수익 제품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 것이니
: : 어쩔 수 없을 거구요.
: :
: : 그렇다고 볼랜드에서 아예 손놓고 제품 판매가 늘어나기만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테니, 적은 예산이라도
: :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볼랜드포럼에서도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내어서
: : 제안해보겠습니다.
: : (볼랜드포럼의 역할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답니다.)
: :
: : 그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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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8 볼랜드를 MS에 비교하면서 열정을 논하다니요. 박지훈.임프 4181 2002/03/15
3843     그 홍영준이라는 분.. lycian 5117 2002/03/15
3832     Re:볼랜드를 MS에 비교하면서 열정을 논하다니요. 제라툴 3429 2002/03/15
3823     Re:볼랜드를 MS에 비교하면서 열정을 논하다니요. gongnim 3301 200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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