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것은 itclub에서 메일링으로 보내주는 기사들 중 하나입니다.
역시 웹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및 전망 분석이 잘 된 것이라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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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웹서비스 시장 현황과 전망
2002/6/20
안녕하세요 애틀러스리서치그룹의 오인창입니다.
최근 IT업계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주제중의 하나가 웹서비스입니다. 웹서비스에 대하여 마이크로소프트의 .NET전략과 SUN과 IBM의 Java진영간의 논쟁에 대한 기사들은 많이 있었지만, 웹서비스의 등장배경, 개념, 기업들의 전략 등 웹서비스의 현황과 그것이 한국 기업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최근에 한 세미나에서 웹서비스에 대하여 강의할 기회가 있었고 강의내용을 축약하여 이메일클럽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웹서비스의 등장 배경
웹서비스가 등장하게 되는 배경은 유무선 네트워크의 통합, 표준의 활성화, 네트워크의 광대역화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유무선 네트워크의 통합은 기존 통신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전방위적인 경쟁이 벌어지게 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유선통신사업자, 무선통신사업자, 인터넷사업자, 유선방송사업자 등이 각각의 규정된 시장에서 제한된 경쟁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각 사업자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며 대규모로 시장 질서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 경쟁에 적응하지 못한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AT&T입니다. 과거 통신회사의 대명사였던 AT&T는 현재 미국에서 4위 통신사업자로 전락하여 한 물간 회사에 불과해졌습니다. 표준의 활성화는 웹서비스 출현의 또 한 배경을 제공합니다. TCP/IP, HTTP. HTML, SQL, CDMA, GSM 등의 표준을 이용한 시장 침투 가능성을 확인한 업체들은 웹서비스에서도 UDDI, XML, SOAP, WSDL 등의 표준을 이용하여 시장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네트워크의 광대역화 역시 웹서비스의 등장배경입니다. 광대역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기업내의 사무실로 제한됩니다. 그러나 ADSL과 케이블모뎀을 활용한 Last Mile 네트워크의 광대역화는 이제 가정에서도 단순한 HTML서비스를 넘어 기업 전산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였습니다.
이 3가지 요인은 웹서비스 등장의 배경을 이룹니다. 그러나 웹서비스를 출현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은 IT시장의 불황입니다. IT시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구분이 가능한데, 이 세 영역에서 모두 불황이 있었던 경우는 유래가 없었습니다.
다른 분야가 좋지 않더라도, 통신서비스가 좋다든가 소프트웨어가 좋다든가 하는 등의 특정 영역이 IT시장을 떠받혀주었는데 2000년부터 지금까지 겪고 있는 IT불황의 특징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전 영역에서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것입니다.
특히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대규모로 수행한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 구축과 Y2K의 해결 이후에는 기업 투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통신 서비스 기업들도 감소하는 ARPU(Average Rate Per User), 시장 침투율의 한계치 도달, 3G서비스와 M&A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IT업계는 공동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 IBM, SUN 등 IT 대장 기업들이 들고 나온 것이 웹서비스입니다. 웹서비스 전략은 단순히 이들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IT업계 전체의 생존 전략인 것입니다.
◆웹서비스의 개념
웹서비스의 개념은 애매모호합니다. 웹서비스는 3개의 개념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본원적 개념, 두번째는 업체들의 개념, 세번재는 소비자가 인식하는 웹서비스 개념입니다. 본원적 의미로 웹서비스란 웹에 분포하고 있는 수 많은 서비스들을 소비자가 이용하도록 해주자는 것입니다.
위의 정의만을 보면 웹서비스가 무엇인지 다가오지는 않습니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내용이 뚜렷해집니다. 웹서비스로 개발된 것을 고객에게 서비스하려면 일단 웹서비스로 등록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UDDI(Universal Description, Discovery, and Integration)입니다. 일단 등록이 되면 사용자가 검색을 통해 원하는 웹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해당 서비스가 무슨 내용을 서비스해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WSDL(Web Services Discription Language)입니다. WSDL을 통하여 서비스 내용을 파악한 후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와 통신을 담당하는 것이 SOAP(Simple Object Access Protocol)입니다. 웹서비스와 사용자간에 통신을 할 때는 양쪽이 모두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XML(확장성 표시 언어)을 이용합니다.
두번째 웹서비스 개념으로 일반 업체들이 말하는 웹서비스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제품이 곧 웹서비스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업체들이 말하는 웹서비스 정의는 본원적 정의와는 무관하며 웹서비스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자신의 제품은 웹서비스 제품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주장이 아주 틀리지도 않는 것이 웹서비스의 의미가 뚜렷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잡혀있기 때문에 정보통신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모두 웹서비스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툴인 비주얼스튜디오를 웹서비스 개발툴인 비주얼스튜디오닷넷으로 이름을 바꾸고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비주얼스튜디오닷넷이나 이전의 비주얼스튜디오나 큰 차이를 못 느끼는데, 판매업체에서는 전자가 웹서비스용 개발툴이라고 합니다.
소비자들은 웹서비스란 단순히 기존 제품의 이름을 단순히 웹서비스로 바꾼 것으로 여겨 웹서비스의 의미를 폄하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하여 마이크로소프트, IBM, SUN이 제시한 웹서비스 전략이 소비자들을 설득하여 구매로 이끌기는 커녕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 조차 실패하였습니다. 예를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NET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www.microsoft.net이라는 웹사이트를 하나 만드는 것으로 오해받고 있고, Java진영의 웹서비스 전략은 Java를 이용하여 웹사이트를 구축하자는 개념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CEO들에게 웹서비스에 대하여 물어보았는데 대부분 관심이 없었습니다. 즉 웹서비스의 세번째 개념인 소비자 입장에서의 웹서비스란 그것이 무엇이건 관심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웹서비스 개념의 애매모호함은 웹서비스 시장 규모를 산출하거나 미래 시장 규모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있습니다. 정의하기에 따라서 IT시장 전체가 웹서비스 시장이 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기업들의 전략
마이크로소프트의 .NET전략이나 SUN의 SunONE 등은 이미 많이 들으셨을테니,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그 보다는 KT의 웹서비스 전략을 소개합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분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NET 웹서비스를 도입하였습니다.
KT의 .NET도입은 콘텐츠 분야에서 KTMSN의 출범, 플랫폼 분야에서 eHome 프로젝트와 .NET서버의 도입, 네트워크 분야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 및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도입, 단말기 분야에서 WinCE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 도입으로 나타났습니다.
KT의 웹서비스 도입으로 인하여 KT는 콘텐츠 분야에서 한국의 주요 포털들과 경쟁을 하게 되었고, 플랫폼 분야에서는 홈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는 삼성전자, 소니 등과 경쟁을 벌입니다.
또한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이동통신회사들과의 경쟁을 벌이게 되었으며, 단말기 분야에서는 웬만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와도 경쟁관계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즉 웹서비스의 도입으로 KT는 단숨에 통신회사에서 토탈 IT 기업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웹서비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영역의 확장과 파괴입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단순히 소프트웨어만 만드는 회사였고, KT는 유선분야에서 만큼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와 KT의 협력으로 KT는 토탈 IT 기업이 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KT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한국의 통신시장에 진출한 것입니다. 미국의 통신사업자인 SBC커뮤니케이션스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쟁상대로 여기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통신 서비스 분야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즉 웹서비스의 도입은 시장내에서의 경쟁구도를 바꾸어놓았고, IT분야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 관계에 위험이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향후 전망
웹서비스는 기업 시장과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정도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두 시장 모두에서 외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웹서비스에 대하여 그냥 무시해도 됩니다. 만일 기업용 시장과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받아들여지면 웹서비스는 1990년대 후반의 닷컴 열기를 재생시킬 파괴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 시장과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모두 위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는 각 시장중에서 한 가지 분야에만 받아들여지는 경우입니다. 각 경우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웹서비스는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우리의 대응 전략
제가 웹서비스 분야를 관찰하면서 느낀 바는 웹서비스가 한국 같은 IT 변방 국가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브로드밴드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웹서비스가 구현이 용이합니다.
그러나 웹서비스의 개념조차 시장에 침투가 이루어지지 않아,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웹서비스의 개념부터 단순화시켜야 하고 목표 시장도 보다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웹서비스의 이상이란 현재의 불경기에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으니 과거 1990년대 10년동안 이루어진 클라이언트 서버에 대한 투자를 인터넷 환경에서도 활용하여 기존 투자비를 뽑자는 것입니다.
즉 다른 IT 제품의 비전과 마찬가지로 웹서비스의 목적도 비용절감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웹서비스를 본다면 구태여 UDDI, SOAP, XML, WSDL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이들 표준은 개념의 난이함과 구현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오히려 웹서비스의 도입을 막는 장애물입니다.
이런 표준을 따르지 않고도 웹서비스의 이상을 구현한 예가 더존에서 서비스하는 NEOplus ASP입니다. 이 서비스는 소프트온넷의 가상 분산 페이징기술을 활용합니다. 더존의 재무정보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을 통하여 서비스받는 것인데, 더존 서버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마치 로컬 PC에 인스톨된 것처럼 작동됩니다.
소비자는 소프트웨어를 인스톨할 필요 없이 웹에 있는 것을 손쉽게 이용하므로 웹서비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웹서비스의 이상을 손쉽게 구현한 것입니다. 이 기술이 기존 클라이언트 서버 프로그램들에 적용된다면 기존 투자를 손쉽게 인터넷 환경으로 옮기는 웹서비스 기술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시도들이 한국에서 가능했던 것은 한국의 브로드밴드 환경 때문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IT분야는 불황이며 업계는 새로운 방향으로 변해야 합니다. 그 방향이란 새로운 하드웨어의 구매 혹은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의 구매보다는 기존에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전산 자원들을 저렴하게 웹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 웹서비스인데,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더존의 예처럼 이 간극을 적절하게 연결할 수 있다면 한국 IT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들이 존재할 것 입니다. 한국에서 웹서비스를 성공시키면 브로드밴드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 일본, 유럽에도 웹서비스 비즈니스모델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인창 애틀러스리서치그룹 연구원 드림 aiyaworld@ar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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