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이 과격하다고 생각하시고 눈쌀을 찌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다시 돌이켜 생각해봐도, 현실이 그렇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백번 양보해서 최소한 미국의 52번째주만이라도 된다면, 법과 인권, 상식에 대한 이같은
유린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장갑차 압사사건에 대해 아무런, 말 그대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아, 한가지 있군요. 취재하다 감금폭행당하고 경찰로 인계된 기자를 구속시켰군요.
대단합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더욱 벌벌 떨고 있는 걸까요.
월드컵 때문에 수백명이 몰려와있는 외신기자들이 볼 때 의아하지 않을지 부끄럽습니다.
미군 장갑차에 자국 국민이 둘이나 깔려죽었는데도 축구에만 열광하는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그들도 그 원인이 궁금하겠지요.
수십년간 미군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는데도 그 경중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못본체하는 정부.
미군범죄라면 무조건 금기시해서 기사화를 꺼리는 언론들.
불평등하게 체결된 소파 협정도 문제겠지만, 그보다도, 그 협정에서 보장하는 유일한 한국측
권한인 재판권 포기요청조차도 수십년간 단 한번도 행사한 적이 없답니다.
오마이뉴스의 표현에 의하면 재판권 포기요청을 하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일이 될 거랍니다.
대한민국을 나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야말로 식민지 아닙니까.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정치권은 몽땅 대선을 위해 미국에 목을 걸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번 FX 건으로도 수많은 국민들의 서명운동을 쌩무시하고 부시에게 아부를 해버리더니,
이번에도 역시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이놈들이 우리 손으로 뽑아놓은 대한민국의 정치가들 맞습니까?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언론은 어떻습니까?
미군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그중 사소한 것은 아예 보도자제, 심각한 사건조차도 마치 남의 나라에서
사람이 죽었네 하는 정도로 축소보도하고 있습니다.
(어젯밤 MBC 미디어비평에 '미군관련 기사는 성역인가'라는 제목으로 스치듯이 아주 잠깐 다루더군요.
자성에 찬 목소리를 잔뜩 기대한 제가 한심합니다.)
한국군의 범죄나 과실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군기강이 문란하다느니 뭘 뜯어고쳐야 한다느니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얼마나 오버해서 떠들어댔습니까. 결국은 최소 몇명은 군복을 벗기고
맙니다. 만약 한국군 장갑차에 사람이 둘씩이나 깔려죽었다면, 그 사람들이 자살하려고 장갑차로
뛰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최소 사단장 모가지되기 전까지는 끝없이 떠들어댔을 겁니다.
언론이 이같이 매번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쪽으로 끌고가면, 국민들도 자연 미군범죄라는
제목만 봐도 흥미를 잃고 무감각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죽었다는 느낌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대한민국 국민들 중 살면서 미군을 한번도 못보신 분은 없을 겁니다.
바로 오늘, 여러분이 다시 그 미군중 한명을 맞닥뜨리고, 그 녀석이 여러분을 무참하게 죽여도
여러분이 외치는 조국 대한민국은 여러분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또한 여러분이 매일 보는 뉴스나 신문도 여러분의 비통함과 억울함을 대변해주지 않습니다.
절대로 과장이나 농담이 아닙니다.
이제 여러분이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길을 가실 때, 군복을 입은 코쟁이를 만나면 일단 수백미터 바깥으로 피해 돌아가십시오.
아니, 사복으로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으니까, 일단 외국인 같으면 무조건 피하십시오.
미군과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눈길이 마주치는 것은 절대로 피하십시오.
눈길이 마주치게 되고 또 시비가 붙게 되면, 뭘 따지려는 생각은 아예 집어치우십시오.
당신이 잘했건 못했건 관계없이 일단 무릅을 꿇고 비십시오. 살려달라고.
물론 당신이 열심히 빈다고 하더라도 당신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미군의 재량입니다.
그놈이 마약이나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고 기분이 나쁘지 않기만을 바라십시오.
이렇게 비굴하게 살아남는 것이 싫다면,
비굴의 극치를 달리는 정부에 항의하십시오. 돈벌이에만 급급한 언론사에 항의하십시오.
여러분이 일상에서 만나는 가족이나 동료, 친구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일깨워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