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있어서 오늘도 나와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직업이 교사인데.... 왜 이리도 여유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ICQ로 누가 인사를 하더군요. 한 사람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중국인이라는데,
저보고 영어랑 한국어를 제외하고 다른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하길래, 한국말도
어려워한다고 대답해줬더니 조금 있다가 나가더군요. 설마 중국어나 말레이어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건 아니겠죠. ^^
그리고 또 일을 하고 있는데, 다시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타이완에 있는 19살(만이겠죠...) 대학생인데, 외국어를 전공한답니다.(학부인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길래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한국이 찬란한 성과를 거뒀다고
하더군요. 고맙다고 했는데, 요상스런 빛을 토티가 받았다. 정당하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고 묻더군요. 아마도 응원단이 화가 나서 그랬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그건 정당하지 않다. 라고 했습니다.
동의하냐고 하길래. 그래 동의한다. 그랬죠.
왜 응원단이 화가 났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탈리아 선수들이 우리 선수를 때렸다.
그랬더니, 축구에서 때리는건 일상적인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일상적이긴 한데,
심하지 않았느냐? 라고 했더니, 악의가 없었으므로 잘못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코뼈가 부러졌는데, 악의도 없고 일상적인 것이냐?라고 했더니, 한국 선수도
이탈리아 선수 머리를 때렸다(이천수 말인가 보네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건 잘못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선수들은 아시아 사람들이란 때리면 전의를 상실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죠. 그래서, 객관적인 눈이 있다면, 누가 잘못한
것인지 알 것이다. 라고 했더니, 오히려 제가 객관적이지 않다고 하더군요.
이탈리아 선수들이 먼저 때렸으니 잘못 아니냐고 했더니, 한국이 먼저 했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옷을 잡고 늘어지는 것은 어떠냐?라고 했더니, 한국 선수가 옷 잡은거 말이냐?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그냥 있는데, 스페인전에서도 스페인이 골을 넣었다고 하더군요.
이번 게임들은 정당하지 않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시 때려서 코뼈 부러지고, 옷 잡아서 상대편 내팽개치는 것은 정당하고, 시뮬레이션은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느냐? 니네 솔직히 말해봐. 우리가 부러워서 그러지? 라고 했더니
화내지 말라고 하더군요. (누가 먼저 요상스런 말을 했는데...)
암튼 그러다가, 그 아가씨는 내가 객관적인 시각이 없고, 한국은 정당하지 않다.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지만, 심판은 정당하지 못했다. 라고 결론을 내리더군요.
조금 생각해 보니까, 갑자기 축구 얘기를 꺼내더니 우리는 반칙을 하고, 심판을 매수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정당한 경기를 하고, 때리는 정도는 축구에서 늘상 있는 일이며,
우리 선수가 맞는 걸 본 흥분한 응원단 중 일부가 레이저 빛을 쏜 것은 복수 행위며,
자기들은 '눈에는 눈'이라는 짓을 하지 않는다(요건 그 중국 아가씨가 했던 말)라는
결론이지 뭡니까...
그래서, 어쨌든 한국의 축구 실력은 무척 대단하다. 라고 했더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 나라 모두 대단하다...라고 또 초치는 발언에다가 딴지를 걸더군요.
그래서, 간단히 대답해 줬죠. '중국은 빼고'
저보고 이상한 사람이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
누가 이해할 수 없을까요? ^^
갑자기 말 걸어서 완전히 시비조로 얘기하는데...그저 의견을 나누고 싶었다고 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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