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부터 계속 조마조마했었답니다.
언론에서는 계속 '박빙의 승부'를 언급하고,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오면서 정몽준후보가 근소하게
유리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아시다시피 제가 노후보를 지지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정몽준후보가 단일화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정몽준을 지지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몽준후보를 좋아하지 않지만, 노무현이 지더라도 그는 전폭적으로 승복할 것이라고 믿고, 정후보가
단일화 후보로 결정되면 그를 지지하는 것이 노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어젯밤, 자정이 다가오고 있을 때는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계속 인터넷과 TV를 오가면서 누가
유리한지를 살피다가, 결국 노무현이 이겼다는 발표를 듣고 환호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노후보 지지라면 다 노무현이 너무 양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초조해하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지요. 정후보가 단일화를 인질로 협상을 질질 끌면서 자기쪽으로만 끌고 가는 것을 보면서,
이미 단일화의 길은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라는 점에서 이해를 하면서도 너무 바보같이 끌려간다는
느낌도 지울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젯밤의 결과를 보면서, 그런 양보들이 노무현 승리의
결정적인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후보 단일화에서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얻느냐가 이슈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변수는 정몽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노후보를 밀어주느냐이겠지요.
어젯밤, 단일화 결과 발표 직후에 정몽준이 노후보를 지지한다는 발표를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심히 섭섭해하는 표정, 형식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짧은 발표내용에 걱정스럽습니다.
그가 결과에 불복하지는 않을거란 생각은 들지만, 슬그머니 정치판에서 발을 빼고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습니다. 이 단일화 결과를 대세로 몰아가서 최대의 시너지효과를 내려면
정몽준이 성심성의껏 적극적으로 노후보를 밀어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5년후의 민심은 정몽준을
다시 부를 것입니다.
노후보가 진정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이룰 대통령이 될지를 의심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후보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과 관계없이, 이미 이번 대선은 지난 월드컵만큼의 국민적인
잔치가 되었습니다. 지난 어떤 대선에서 국민들의 힘이 대선에 이토록 강하게 작용한 적이 있으며,
지난 어떤 대선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이토록 대선에 쏠린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 정치에 무엇보다 먼저 1차적으로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기에, 이번 대선의 양상
자체만으로도 이미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은 크게 한발을 더 진보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좀더 즐거운 관심으로 이번 대선을 지켜봅시다. 정몽준 지자이든 이회창 지지자이든 노무현 지지자이든
기존의 비관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벗어나, 즐거운 기분으로 이번 대선을 지켜보고 또 참여합시다.
하다못해 일부에서 의심하는 것처럼 고졸 노무현이 대통령감이 아니라 할지라도, 국민들의 관심이
살아있는 한 다음 대선에서는 정치판에서 몇명이나 의원이나 유명인사를 영입하느냐 등으로 지들끼리
대세를 결정짓지 않고 국민들이 스스로 조금 더 나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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