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는, 마나님이 프로젝트가 워낙 바쁘셔서리..
맨날 11시, 12시나 되어야 들어오는 바람에 영화를 한편도 못봤었는데요.
어젠 정말 오랜만에 코엑스 메가박스에 가서 영화를 한편 봤답니다.
사실 스파이더맨이나 블레이드2를 보고 싶었는데.. 마나님이 보자그려서 "집으로..."를 봤슴다.
첨엔 좀 밋밋하게 시작하는가 싶었는데.. 중반이 넘어가면서 계속 눈물이 줄줄 흐르더구먼요.
누구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외할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영화였습니다.
제 외할머니는 제가 중학생일 때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막내셔서, 영화속 외할머니처럼,
그만큼 늙으셨었네요. 일흔아홉에 돌아가셨던가...
제가 떼써대던 모습과 똑같이 떼쓰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답니다.
그렇게 대단한 반전이나 멋있는 장면도 없는 밋밋한 이야기, 그 밋밋함이, 사실은 우리 삶의
모습의 한 부분을 그대로 닮아서 더욱 공감이 가고 가슴이 저려오는 이야기였습니다.
기성 배우라고는, 오직 아역 배우 하나, 외할머니를 비롯한 모든 조연, 엑스트라는 모두 그 동네의
주민들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대사 하는 것이나 몸짓이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어설픔에서
텁텁한 어릴적의 추억이 더욱 더 깊이 배어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연으로 나왔던 할머니는 영화 찍고 나서 한동안 골병이 들어서 앓았다고도 하구요.
며칠전에,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고 하더군요. 이정향감독이 다시 촬영했던 그 동네를 찾아가서
잔치를 했다고 합니다. 가족단위로 많은 관객이 보고 간다고 해요.
시간나면 한번 보러 가세요. 이런 털털한 이야기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 더욱
신선한, 그냥 그 모습 그대로의 사는 이야기랍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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