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한겨레신문에 실린 중학교 1학년생 임종욱군의 글이랍니다.
글이 아주 매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조목조목 옳은 말이고 구절구절 이 학생의 임종욱군의 바른
시각에 고개를 숙이게 되네요. 저는 도대체 중학교 다닐 때 뭘 했었는지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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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K에 반대하는 3가지 이유
저는 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이번 F-X사업에 관해 말씀드리려고 서툰 글 솜씨로 이 글을 올립니다. F-X사업 즉 차세대 전투기사업에서 F-15K와 라팔이 치열한 경합 끝에 F-15K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F-15는 걸프전, 코소보사태 등 여러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전투기입니다. 실전에서 확실한 성능을 자랑하며 미국과 가까운 우방국가인 일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쓰이고 미국도 많은 수의 F-15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탑재력과 항속거리, 80%∼90%에 가까운 임무성공률을 자랑하며 지난 걸프전쟁에서 약 200대정도의 F-15전투기들이 참가하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도움을 받았지만 한대도 격추되지 않은 기체입니다. 현재 실용화가 된 전투기 중 이만한 성능을 가진 전투기가 드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3가지 이유를 들어 F-15K의 선택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첫째, F-15K가 우리 공군에 완벽히 배치 및 전력화 되는 것은 2010년입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미공군은 2030년까지 F-15를 퇴역시킨다고 합니다. 결국 20년 후에는 부품공급이 어려워질 전투기 전투기를 6조원에 이르는 금액을 들여 산다는 것인데 이는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육군의 AH-1코브라에서도 나타나듯이 부품 조달의 문제도 있습니다. 2002년에 미육군에서 코브라 헬기를 모두 퇴역시키기 때문에 부품 생산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육군이 코브라 헬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을 들여 부품을 구입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F-15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현대 전쟁에 알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F-15가 맹위를 떨친 걸프전이 끝난지 10년 넘게 지났는데 그 사이 방공기술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방공기술이 더욱 더 발전할 것이고 F-15K의 생존율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 공군이 부실해질 수 있습니다.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공군이 부실하다는 것은 그 나라가 허약한 나라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실례로 걸프전에서 나타난 것처럼 현대화된 공군이 주축이 된 다국적군은 약한 공군인 이라크를 전쟁에서 패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예산이 부족해서 대규모 사업을 많이 벌일 수 없는 우리나라는 좋은 전투기를 구입하여 개량하면서 상당히 오래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F-15K는 전자장비, 항법장비등 장비를 개량해도 스텔스성이 떨어지므로 오래 사용을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셋째, F-15를 가지고도 북한은 억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에 비해서는 공군력이 떨어집니다. 일본은 엄청난 수의 F-15와 우리 공군의 KF-16보다 성능이 우수한 F-2 지원 전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중국은 현재 공군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어서 Su-27, 30, 33등 여러 최신 전투기를 보유 또는 보유를 위해 노력 중이면서 자국산 전투기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냉전에 개발한 우수한 전투기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수 정예의 전투기로 맞서야하는 우리 공군으로서는 정말로 벅찹니다.
F-15 구입으로 F-X사업에 무척 많은 예산이 듭니다. 그럼 앞으로 있을 예정인 차세대 공격헬기사업, 공중급유기, 조기경보기, 이지스시스템 도입 등 더 큰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요? 또 소중한 국민의 세금을 좀 더 공정하게 다른 나라의 참견없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유하는데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F-X사업에 있어서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볼 이유는 없습니다. 떳떳하게 우리의 주장을 살린 공정한 F-X사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무엇을 살지는 국방부가 결정합니다. 하지만 그 전투기를 타야하는 조종사들과 보유하는데 필요한 돈을 내는 우리 국민의 의견을 민주주의 국가답게 잘 반영하시기를 바랍니다. 서툰 글 솜씨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죄송스러우나 우리나라 국민의 한명으로서 이 글을 올립니다.
임종욱/ 서울덕산중학교1학년
http://www.hani.co.kr/section-001062000/2002/04/001062000200204081925031.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