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Builder의 경쟁툴인 비주얼C++의 경우, 빌더의 VCL과 같은 기본 라이브러리인 MFC의 소스가 아예
없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상세하고 많은 문서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또한, C++Builder에는 VCL 뿐 아니라 델파이 컴파일러가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약간의 트릭을 동원한다면, C++Builder만 있으면 델파이는 전혀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C++Builder와 델파이는 오브젝트 파스칼로 된 같은 VCL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공유하는 것은 좋은데 왜 하필 오브젝트 파스칼로 통일했느냐...라고 물으신다면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C++ 개발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오브젝트 파스칼의 표현력의 한계 때문입니다.

VCL을 오브젝트 파스칼이 아닌 C++로 설계했다면 아무리 바이너리 레벨이라고 하더라도 델파이에서
공유할 수가 없습니다. 자주 사용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C++에는 아직도 오브젝트 파스칼이
지원하지 못하는 문법적인 특성이 많은데, 대표적으로는 다중상속이나 템플릿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또한 오브젝트 파스칼의 클래스 선언과 C++의 클래스 선언을 보시면, 비슷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C++의 클래스 선언이 훨씬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브젝트 파스칼이 C++을 흉내내는 것이 C++이 오브젝트 파스칼을 흉내내는 것보다 훨씬
간단히 구현되는 것이고, 그런 이유로 VCL은 오브젝트 파스칼로 구현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어느 툴이 더 낫다기 보다는, 빌더가 델파이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시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자꾸 VCL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면 불만스러운 생각이 들게 되는데(물론 저 역시 그렇지요)
시야를 좀 넓혀서 VCL 외의 다른 라이브러리들을 생각해보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C++Builder에는 VCL외에, 다른 C++로 된 많은 라이브러리들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C++Builder의 이전 버전인 볼랜드 C++의 OWL, 일반적인 C++에서 사용가능한 STL,
경쟁툴인 비주얼C++의 MFC, 그리고 터보C와 볼랜드C++부터 내려오는 기본 런타임 라이브러리까지요.
아마도.. C++Builder는 역사상 가장 많은 기본 라이브러리를 가진 컴파일러일겁니다. ^^

이런 변명조의 말에도 불구하고... VCL이 오브젝트 파스칼로 되어있고, 또 C++Builder를 공부하는
데 있어 기본 라이브러리가 가장 좋은 소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빌더를 좀 깊이 공부하려면 VCL을
피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공부할 것도 많은데 당장 오브젝트 파스칼 문법이 거북하시다면 피할 수 있을 만큼 피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언젠가는, 계속 지나치던 오브젝트 파스칼 문법이 눈에
들어오실 날이 올 겁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오브젝트 파스칼이 분명히 C++과 다르기는 하지만, 표준 파스칼이 오브젝트 파스칼로 발전하면서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의 모델로 삼았던 것이 C++인 만큼 C++과 대단히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무시못할 만큼 확연하게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만, 유사점보다 훨씬 적지요.

"정말 빌더를 하기 위해 파스칼을 또 봐야하나요?" 라고 물으셨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지 레퍼런스라고 할 만한 책이 그리 많지 않고, 항상 충분하진 않은 헬프도 영문으로 되어있다보니
VCL 소스를 뒤져볼 일이 있을 뿐이구요. 새로운 컴퍼넌트를 만든다든지 아니면 내부적인 VCL의 모든
동작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가 아니라면 VCL 소스를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VCL 소스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C++Builder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해주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럼...


김진성 님이 쓰신 글 :
: 빌더 초보입니다.
: 빌더하다고 보니 계속해서 델파이가 나오네요 VCL이 델파이로 만들어져서 그런가
: VCL를 좀 깊이 있게 건드릴려면 또 델파이(파스칼)을 봐야하고
: 빌더를 하더래두 델파이를 모르면 알될거 같고
: 툴은 잘 만든거 같은데 개발자가 봐야할게 많네요
: 언어를 둘식이나 익혀야 하다니.... 허걱
: 요즘은 빌더를 사용하고 있는 건지 델파이를 하고 있는건지
: 구분이 안갈때가 종종 있습니다.
: VCL을 씨로 다시 코딩하면 볼랜드에서 큰일나나.....
: 어떤 님들은 델파이나 씨나 별루 다른게 없다고들하시지만
: 자세히 보면 조금 틀립니다. 예제나 책은 델파이 쪽이 또 훨씬 많고요
: 물론 둘이 비슷해서 어느 정도 도를 통하면 이거나 저거나 다 가능해지지만
: 그럼 또 너무나 많은 시간이 가잖아요
: 정말 빌더를 하기 위해 파스칼을 또 봐야하나요?
: 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