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꽤 몇권씩 출판이 되었지요.
지금까지 국내서가 약 12권 정도, 미국 원서가 6~7권 정도 나왔으니 총 20권쯤 됩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자바 열풍이 불이 붙으면서, IT 관련 출판사들 사이에 "돈이 되는" 쪽으로만
책을 출판하는 "편식" 습성이 붙어버렸습니다.
C++Builder 개발자가 줄어든 것도 아니고...
(자랑같이 들릴까 걱정스럽습니다만, 이 사이트의 활성화로 빌더 사용자가 상당히 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C++Builder 책을 출판하던 출판사들이 이제는 안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자바나 C# 책을 쓰겠다고 하면 웬만한 출판사는 다 달라붙습니다.
집필 기획안에서 기존의 책과 어느정도 차별성만 보장해주면요.
아마도, 그 두가지 분야가 지금 출간되는 책의 50% 선이 넘을 겁니다.
나머지 모든 분야가 50%도 안되는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사용자가 적은 쪽일 수록 출판을 절대로 안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정보문화사의 경우, 제가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정 모씨의 책을 몇권이나
출판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안하려고 합니다.
다른쪽도 비슷합니다. 영진의 경우에는 제가 컨택해서 한번, 그쪽에서 먼저 컨택해놓고는 또 한번,
두번 바람을 맞았습니다.
C++Builder 사용자층이 그렇게 적으냐구요.
아직 볼랜드 개발툴의 가격대가 많이 높아서, 볼랜드 개발툴의 정품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을 쓰더라도 사용자는 맞지 않습니까?
제가 추산하기로, 현재 국내에 C+++Builder 개발자는 최소 1만 5천명, 아마도 2만 이상,
좀 오버하게 잡으면 3만이 훨씬 넘을 수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근거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는 적긴 합니다만 책을 출판 못할 정도는 절대로 아닙니다.
그런데 출판사들에서는, 기왕이면 같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 더 많이 팔아먹을 것이 확실한
자바나 C#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이런 쪽으로는 수없는 교육센터들을 통해서 대량생산되는
교육생들과, 또 학과 과정에서조차 배우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이 엄청나게 큽니다.
다른 예를 들면요. 델파이의 경우, 사용자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국내에 현재 최소 5만, 좀 많이 잡으면 7만에서 10만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한창 델파이의 전성기이던 3나 4버전때 보다는 사용자가 조금쯤은 줄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책이 상당히 줄기차게 나왔습니다.
그런데요. 델파이 6 버전이 작년 8월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로 국내에서 나온 델파이6 책이 겨우 세권입니다.
3, 4, 5 버전까지는 이렇지 않았지요. 각 버전마다 최소 10권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IT 산업의 기형적인 구조가 이런 웃기는 현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바나 닷넷 쪽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델파이나 C++을 필요로 하는 기존의
시장이 적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쪽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자바나 닷넷 관련 시장이 더 빨리 커지고 있을 뿐이지요.
그런데도 지금 한참 돈벌이에 열중하고 있는 교육센터들은 대부분 자바나 C#이 투자대 이익이 크니까
그런 쪽만 집중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도 이럴까요? 아닙니다.
원래 다른 산업보다 급변하게 마련인 IT에서는 어느정도 유행을 탈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 무조건 새로운 것만 쫓아가는 곳은 한국 뿐입니다. 미국은 저리 가랍니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델파이나 C++을 계속하고 있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좋은 일입니다.
이쪽으로 유입되는 인력이 적어지면 적어질 수록 점점 몸값이 올라갑니다.
게다가 시장도 느리기는 해도 계속 커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시각으로 바라볼 때 근본적인 문제는, 델파이나 C++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의 스스로에 대한
위치 인식입니다. 스스로 델파이나 C++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이 불안해지는 거지요.
자바가 97년 정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는데, 97년 이후로 밥벌이가 힘들어지신 개발자, 있으십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자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다 잘 먹고 살아왔습니다.
나름대로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델파이나 C++에 비교적 새로 입문하신 분들도 잘 먹고 삽니다.
지금 IT 관련으로 신입 실업자는 자바쪽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역시 압도적으로 많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물론 경력자는 어느쪽이든 잘 먹고 삽니다.)
앗!
이야기를 하다가 좀 샜군요.
어쨌든, 이상하게 흘러간 글의 결론을 억지로라도 내보지요.
C++Builder 프로그래머, 무시못할 정도로 많습니다.
그리고 볼랜드포럼의 목적 중의 하나도, C++Builder를 비롯한 모든 볼랜드 개발툴들의 저변을 확대하고
상대적인 소외의식을 느낄 수 있는 개발자들을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힘들겠지요? 아니, 저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변화는, 진정으로 원하는 몇 사람의 실천이면 충분히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이미 이 볼랜드포럼에 충분히 많이 모여 있습니다.
C++ Strikes Back.
이것이 제가 이번 프로그램세계 3월호에 싣기 위해 쓴 C++Builder 리뷰 기사의 부제입니다.
궁그미 님이 쓰신 글 :
: 노벨이 MS에 밀려서 철수한 것 처럼 C++ Builder가 밀리는 것도 여기가 한국이기 때문인가요?
: 유저층이 얼마나 얕길래 책 출간까지 꺼리다니.. 몰랐네요..
: 외국에서는 C++ Builder가 널리 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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