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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2728] [시] 몽환의 길 - 박 철
박정모 [] 2502 읽음    2001-12-09 13:25


밤 기차 안에서 코발트빛 표지의 책을 읽습니다
책 속엔 적도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야자수 열매 탐스런 숲을 헤매이고
맹그로브나무 팔을 벌린 붉은 언덕
바오밥나무 뒤뚱대는 적도를 지납니다

스콜이 한 차례 거리를 적시면
대들보 비스듬한 슬라브집 처마에 앉아
젖은 책갈피를 헤치며 책을 읽습니다

책 속에는 상심한 여자 하나 도심을 빠져나와
기차를 타고 차창에 기대어
날개 푸른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 속엔 사랑의 폭염 그득한 적도가 있습니다
기차는 달려가고 땀과 정열의 바다
여자는 거침없이 코발트빛
둥근 지구 위를 달려갑니다

- 끝 -

좋은 시 2001, 삶과 꿈 출판사, 박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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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 [시] 몽환의 길 - 박 철 박정모 2502 200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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