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바다를 찾아가리라.
해안선에 줄 서 있던 소나무는
바람의 소금기에 장님이 되고
바다가 아직 살아 있느냐고 묻는다.
방조제가 깔리고 네가 떠나고
열에 들뜬 파도소리가 떠나고
나이 들어 자주 깨는 밤에는
바다가 아직 살아 있느냐고 묻는다.
다른 바다를 찾아가리라.
젊어서 수줍게 들었던 첫 뱃길은
착각처럼 어둡게 늙어가고
짙은 바다 안개만 주위를 감싼다.
옷 벗은 정적이 따뜻하다.
어렵게 팔을 벌리는 소나무.
바다가 살아 있다고 몸을 굽힌다.
- 끝 -
좋은시 2001, 마종기, 삶과꿈 출판사
나를 눈멀게 했던 그대의 깊은 독이
늦은 새벽, 심장의 기억을 깨울때엔
다른 바다를 찾아 가야지.
다른 바다를 찾아 가야지.
떠날수 없었던
도시의 넓은 교차로에
컴퓨터 위 선인장에
낡은 지갑속에
압정으로 고정시켜둔
영혼의 닻 인듯
어느 결에 되돌아 오게하는 구심점
다른 바다를 찾아 가야지.
다른 바다를 찾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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