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그 때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지요
저는 97학번 입니다 재수는 안했구요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고, 생활이 재미도 없는데 군대나 빨리 가자고 해서
11월 18일에 군대를 갔지요
다른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무척 빨리 군대를 간겁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개월 있다가 군대를 간거니까요
5년 전 이 맘 때...
신교대에 있었습니다
하루는 내무실장이 들어와서 출생연도를 조사합니다
"야~! 76 손들어봐"
"77 손들어봐..."
"76 위에 손들어봐~~~"
그리저리 체크를 하다가 다시 한 번 더 묻습니다
"혹시 78있냐???"
저랑 아주 적은 인원 몇 몇이 손을 듭니다
동기들 전부다 눈이 똥그래집니다
그 당시 거의다가 76, 아니면 77이였거든요
"오우~~~ 저 씨키 78이였어? 이~~런 나이도 X도 어린것이~~
마! 앞으로 형님이라고 불러~~~"
"어쩐지 하는 짓이 어리다 싶었지~~~"
"어이 동생 노래하나 불러보지?"
"앞으로 형님이라고 안 부르면 군생활 꼬이는지 알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서로를 위해주고. 건빵하나도 나눠먹던 동기들이
돌변(?) 하는게 아닙니까?
가만히 있으면 퇴소할 때까지 갈굼(?)을 당할 것 같아서 [회심의 일격]을 날렸습니다
"이쒸!!! 누가 군대 늦게 오래?
억울하면 일찍 군대오지!!!!!!!!!!!!!!!!!!!!!!!!!!!!!!!!!!!"
이 말 한마디에 10단 콤보 연속공격에 마무리가 까지 되더군요 ^^;
그러던 어느날...
간밤에 눈이 내려서 온 세상이 새하얗게 변해버린게 아닙니까?
저 부산 사람입니다
부산 사람들한테 눈은 축복이자 신이 내린 선물과 그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입니다
제가 있던 중대는 경상도 사람 4, 전라도 사람 4, 기타 2
이렇게 있었는데... 부산 출신들은 전부다 눈을 보고 자지러 집니다
전라도 친구들은 눈을 보고 자지러 지는 부산 출신들을 한심하게 보구요 ^^;
그 날은 오전 내내~~~ 훈련도 안 받고 눈만 치웠습니다
하지만 부산 출신들한테는 눈을 치우는 것도 거의 노는 것과 똑같았지요
그러더니...
오후가 되니까
왠걸... 대~~~부분 인원들이 빠집니다
부재자 투표하러요...
쿠쿵~~~
저 처럼 78 이라서 선거권 없는 저 같은 사람 몇,
호적이 잘못되어 투표권이 없는 고등학교 선배
전과 때문에 투표권이 없는 동기...
이렇게 몇 안되는 사람들이 신병 교육대 눈을 싸그리 다 치워야 했습니다
왜~~~ 군인들이 눈을 싫어하는지 그 때 알았습니다 [TmT]
치워도~~~ 치워도~~~ 정말 끝이 안보입니다
기간병들은 왜 눈을 빨리 못 치우냐고 갈구고...
겨우 겨우 다 치우니까 투표하러 갔던 인원들이 다 돌아옵니다
나중에 취사병이 수고 했다고 단감을 하나씩 나눠주더군요
동기가 제가 먹을 감을 대신 받아 줬는데
나중에 제가 달라고 하니까 자기가 먹었다고 하는 겁니다
그 감이 어떻게 얻은 감인데...
눈에 대한 분노와 복수님(?)을 불태워 가며 겨우 얻은 그 노력의 결정체를
자기가 낼름 먹었다고 하는게 아닙니까...
나이 20살 먹은 놈이
단감 하나 때문에 삐졌습니다
단맛 보다는 떫은 맛이 더 많이 나는 그 단감 하나 때문에 말이죠...
혼자 구석에서 궁시렁 구시렁 거리며 분노(?)를 삯히고 있었는데
그 동기가 단감을 하나 건내면서 말합니다...
"으이구... 누가 어린 놈 아니랄까봐...."
사회라면 자존심 때문에라도 거절을 했겠지만...
또 좋다고 받아 먹었습니다 -_-;
저녁 때 막 투덜거렸습니다
너그들은 부재자 투표한다고 오후 그냥 제꼈지만 나는 눈 치웠다~~~~
라구요...
그러자 동기들이 18단 콤보 연속공격에 걸 맞는 말 한마디를 합니다
"마! 누가 일찍 군대들어오래?
억울하면 나이 먹고 군대 오지 !!!!!!!!!!!!"
바로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지요 ^^;
제대한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도... 눈이 억수로 싫습니다
눈만 보면 이가 갈립니다
쩝 강원도에서 군생활하신 분들한테 명함도 못 내밀지만요...
그 때 선거권이 없어서 고생해서인지... 투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합니다 ^^;
쩝... 역시 다 쓰고 보니 영양가 없는 잡다한 글이내요
그냥 그 때 그 시절 생각이 나서 이렇게 끄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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