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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5240] Re:Re:반론이 적은게 아니랍니다.
박지훈.임프 [cbuilder] 1650 읽음    2002-07-04 14:26
제 글이 장황하고 앞뒤가 없다보니 글의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기에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쓰고자 노력하신 흔적이 역력한데도 몇가지 오해하신 부분이 있어보여서요.

일단, 조선일보 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를 거론한 적은 없습니다.
적어도 중앙/동아는 우파적이기는 해도 이번 사건에 대해 지나치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또 조선일보를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매체의 근본 자체를 매도한 적은 없습니다.
문제로 삼은 것은 전쟁불사 주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호전적인 기사들입니다.
(제 이전의 글을 보셔도 매체 자체로서의 조선일보나 정치색 자체로서의 한나라당을 비난한 적은 없습니다.)

MBC와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이 좌파적인 성향의 매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연평총각의 글을 완전히 무시하더라도, 사람이 죽었고, 직접 당사자인 남북한 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데, 성급한 강경대응 전에 진상조사를 먼저 하자는 주장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런 제 발상에 어떤 좌파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리고 강경파가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다는 말을 한적도 없고, 그런 의미를 암시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의혹의 근거로 삼은 것은 좌파측 언론의 보도내용이 아니라 그 보도에서 등장하는 어민들의
증언이며, 언론의 보도는 단지 확인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허위보도라면 별개의 문제겠죠)
좌파쪽 언론이든 우파쪽 언론이든 사실보도 외에 사설이나 논평 같은 기사는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인도-파키스탄을 예로 든 것은, 말씀하신대로 인도-파키스탄이 분쟁의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뿌리깊게 대립해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욱 상징적이라고 봅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민족보다
더 심각한 동질성의 문제인 종교를 두고 대립해온 관계인데다 말씀하신대로 최근의 '일시적인' 화해
기조가 극히 예외적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욱 타산지석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동혁님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논쟁이 벌어지면 쉽게 감정이
상하고 편을 나누어 언쟁이 격화되기 쉽다는 점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감정적으로 격화된 의견 대신 논리적인 글들이 지배적이라 안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대다수의 분들이 걱정하고 고민을 하시는 덕분에 이런 이성적인
분위기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볼랜드포럼 체제의 안정이 개인의 의견을 막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좌파성향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이동혁 님이 쓰신 글 :
: 임프님이 의혹의 근거로 삼는 것은 공중파인 MBC, 신문 한겨레나 인터넷 사이트 프레시안과 오마이 뉴스  등의 어떻게 보면 좌파성향의 매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입맛에 맞으면 기사화하고 불리한 것은 것은 빼는 것이 언론의 생태이긴 하지만, 근거로 삼은 매체들이 너무 한쪽 방향으로 흘러간 것은 사실아닙니까? 그렇게 싫어하시는 조중동을 빼놓고도 중립을 견지하는 매체는 많이 있습니다. 문화일보가 그렇고 경향신문이 그러하며 아마 찾고자 하면 더 많을 겁니다. 주장하시는 근거가 좀더 타당성을 갖추려면 한쪽의 입장만 두둔하는 의견보다는 좀더 중립적인 의견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예와 인도-파키스탄의 예를 드셨는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예에는 동의 할 수 있어도 인도-파키스탄의 예는 조금 다른 상황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인도와 파키스탄은 종교부터가 다른데다 카슈미르 분쟁으로 인한 감정의 골이 심합니다. 이미 전쟁도 치른 적이 있구요. 최근의 사례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며, 카슈미르는 계속적인 분쟁지역입니다. 지금도 카슈미르 지역에는 포격이 국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또 사태가 심화될지 모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가 임프님이 생각하시듯이 강경파가 지배해온 사회라면 분단 이후에 전쟁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라 이말입니다.
:
: 그리고 반론을 펼치기도 그런 것이 -볼랜드 포럼이 포럼 자체의 의견대립에 의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임프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이제까지 힘들여 이끌어온 이 포럼이 서로 대립하게 될까봐 라는 생각이 들어서죠. (이글도 전 무척이나 고민하고 쓴 글임을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 적어도 전 그렇습니다.
:
: ps.그런데 왜 전 로그인이 안되지요?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분실되었나요?
:
: 박지훈.임프 님이 쓰신 글 :
: : 몇분의 반박이 있기는 했지만, 글을 쓰면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반대 의견이 의외로 적군요.
: :
: : 몇시간 동안 웬만한 언론사들의 관련 기사들과 네티즌들의 글들을 뒤져봤습니다.
: : 언론사들의 게시판들, 의견쓰기란 등에는 강경론과 반대론이 마구 뒤엉켜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 : 보면 볼수록 답답한 마음 뿐입니다.
: :
: : 강경대처를 주장하시는 분들께, 그분들이 무시하시고 있는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짚고 싶습니다.
: : 아마도 강경하게 북한을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분들이 강경대처에
: : 반대한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 : MBC,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에서 주장하는 것은(물론 저도 포함하여), 국방부의 발표에는 의혹이
: : 있으며, 그런만큼 사태의 진상을 파악한 다음에 강경하게 대처해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 :
: : 서해교전에 대해 우리 국민이 알고 있는 정보는 모두 국방부에서 발표한 것 뿐입니다.
: : 문제는, 사태 초기부터 국방부의 발표에 반대하는 주장(연평총각님)이 있었고, 수일이 지나면서
: : 당사자인 어민들의 증언으로 볼 때, 국방부의 발표중 중요한 사실이 숨겨졌고 연평총각의 주장중
: :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 :
: : 그래서 이 시점에서는 진상조사를 착수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 : 공정한 진상조사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국방부도 연평총각도 일방적으로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 :
: : 그래도 선제공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니 설사 조사 결과 우리 어민이나 경비정이 먼저 NLL을 침범했다
: : 해도 그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물으신다면, 이것은 감정에 치우쳐 한수 앞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 : 근본적으로 국방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 :
: : 최악의 경우 북한측이 선제공격을 했다는 발표 자체가 거짓일 수도 있고, 북측 경비정이 선제공격을
: :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고, 우리측 경비정, 어선이나 북측 경비정의
: : 사소한 실수로 오해를 빚었을 수도 있습니다.
: :
: : 또, 그런 가능성도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만약 우리측이 먼저 NLL을 넘은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 : 북한측이 선제공격을 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우리측의 잘못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 : 또한 NLL을 넘은 것이 북한인 것이 분명하게 밝혀지더라도, 북한 집권층의 의지가 아닌 군부나
: : 일부 군 지휘관의 항명 문제였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북한측에서는 이번 사건에
: : 대해 우리측 전체를 매도하기보다는 '남한 군부에서 도발했다'고 발표하면서 화해 무드의 지속을
: : 바라고 있습니다.
: :
: : MBC, 한겨레, 오마이뉴스(그리고 저도 포함해서)의 어느 기사에서도 어민들과 우리 해군의
: : 책임이라고 하지 않았으며, 죽어도 쌀 짓을 했다는 얘기도 없었습니다.
: : 누구도 해군 죽일놈 어민 죽일놈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 오버하지 마란 말야!)
: : 주장한 것은 오직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강경론이건 온건론이건 잠시 접어두자는 것입니다.
: : 그러니 제발, "적에게 총맞아 죽었는데 죽은 우리편을 욕하냐" 하는 식으로 과장하여 감정적으로
: : 대하지 말아주십시오.
: :
: :
: :
: : 어느 언론사의 게시판에서, 어떤 독자분이 이번 사건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비교하며 냉정한
: : 대처를 촉구한 글을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서해교전 사건과 정말 비슷한 부분이 많더군요.
: :
: : 영화 "JSA"에서, 남북한 양측의 양보없는 주장 속에서 진실은 쉽게 밝혀지지 않습니다.
: : 영화속에서도 우리측에서는 일방적으로 우리측의 입장만 두둔하면서 진실의 규명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 :
: : 이번 서해교전 사태는, 영화속의 상황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 : 분명히 사건은 일어나고, 남북한 모두 수십명 사상자를 냈습니다.
: : 남측과 북측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도발했다고 말하고 있고, 우리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오직
: : 국방부의 신뢰가 덜 가는 '공식적인' 발표와 연평총각의 좀 더 믿을 만한 '비공식적인' 글 뿐입니다.
: :
: : 잠깐 눈을 돌려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파키스탄-인도의 경우를 봅시다.
: : 두 경우 모두 국제적으로 수십년간 가장 치열한 분쟁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 :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두 경우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 : (적어도 지금은 어느 편이 더 나쁘고 옳다는 얘기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
: :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경우에는 아직 극단적인 강경 대립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 : 미국이 중재하러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대립상황은 거의 진전이 없습니다.
: : 양측 모두 언제나 상대방의 공격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진행되어왔다고 주장하면서, 한대 맞으면
: : 두대 받아치는 식으로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져왔습니다.
: :
: : 파키스탄-인도의 경우에는 좀 다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 : 최근의 카슈미르 지역 테러에 대한 인도측의 자제된 대응을 바탕으로 양국이 대화를 계속하며
: : 전쟁 가능성을 낮추고 있습니다.
: :
: : 두 경우 모두, 지난 수십년간의 때리고 받아치는 분쟁의 역사 중에는, 분명 단순한 오해였거나
: : 쌍방 과실에 의한 사건이 최소한 몇번 정도는 있었을 겁니다.
: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우에는 그런 가능성을 일체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이 계획적으로 공격했
: : 다고 주장해왔습니다.
: :
: : 반면, 최근 카슈미르에서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테러사태가 벌어졌을 때, 인도와 파키스탄
: : 양측은 군대 전진배치를 자제하고 상대측에게 대화를 요청하는 등 슬기롭게 위기를 벗어났으며,
: : 전화위복 격으로 카슈미르 문제에 대해 평화로운 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겠지만, 두 나라는 평화를 위한 첫 발을 밟은 것입니다.
: :
: : 이번 서해 교전은 정말 불행한 사태이고, 저또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해군 장병 네명의 죽음에
: : 정말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 : 하지만 '일단 총을 쏜 것이 북한이니 진실을 규명하고 말고 할것도 없이 보복해야 한다'는 주장은
: : 위험하고 어리석은 대응입니다.
: :
: : 얼마나 냉정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이번 해군장병 네명의 죽음이 한층 더 강화된 대립 혹은
: : 전쟁의 발단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항구적인 평화의 초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 :
: :
: :
: : 이번 사건으로 언론과 국민이 두 편으로 나누어진 배경의 가장 뿌리깊은 큰 문제는, 결국 북한을
: : '적'으로 보느냐 아니면 민족적인 '동반자'로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 :
: : 북한이 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이번 사건을 바라보기 때문에 전면적이고 계획적인 도발로만 보이고
: : '울분'이 거론되고 '응징'이 거론되는 것입니다.
: : 적이 아니라 같은 민족의 이웃나라라고 보면, 북한 집권층의 계획적인 도발이기보다는 오히려
: : 일부 세력의 반발 혹은 우발적인 사건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이게 됩니다.
: :
: : '적'이냐 '동반자'이냐의 차이는, 양측이 갖는 신뢰에 달려있습니다.
: : 제가 이해하고 있는 햇빛정책은, '무조건 퍼주면서 환심을 사자'가 아니라, 현상황을 양측이 신뢰를
: : 쌓아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신뢰의 깊이를 더해감으로써 서로 동반자로서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 : 이번 사건이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 정도의 문제일 뿐이라면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 :
: :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남북한은 이미 화해의 첫발을 뗐습니다.
: : 화해의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더욱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를 자제하고 냉철하게 진상을
: : 규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화해의 과정이니까 무조건 북한을 이해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 :
: : 한나라당이 외치는 응분의 댓가 운운 하는 주장은 진상이 규명된 다음에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 : 그사이에 우리나라의 압도적인 무기들이 녹스는 것도 아니고, 빨리 보복한다고 이미 죽은 장병 네명이
: : 살아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 :
: : 그리고, 보복을 한다해도 전쟁은 감정적으로 할 문제가 아닙니다. 제발 '울분'을 논하지 마십시오.
: : 말씀하시는 당사자는 전쟁까지는 바라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런 '말'들이 모여서 전쟁 상황까지
: : 악화될 수도 있으며, 실제 전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그런 남북한의 첨예한 냉전 분위기에서 반사
: : 이익을 누리게 되는 세력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마십시오. 울분을 토하려면, 순국한 해군장병 네명의
: :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측에 토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 :
: :
: :
: : 오늘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측이 월경했다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더군요.
: : 하지만 이런 미국의 발표는 조선일보의 보도보다도 더 믿을 가치가 없어보입니다.
: : 911테러 당시, 빈라덴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발표한 후로, 그 증거들 중 대다수가
: : 뻥카였다는 게 최근까지 밝혀지고 있으니까요.
: :
: : 오늘 합참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 : 사건직후 어선의 존재를 숨겼던 국방부는 여론에 떠밀려 계속적으로 발표내용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 : 불법어로 어선은 1척뿐이었다고 주장했다가, 오늘은 '다수였다'라고 정정했더군요.
: : 그런만큼 우리나라 군에서 자체조사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신뢰는 별로 안갑니다만, 어쨋든 여론의
: : 중대한 승리이며, 진상규명의 첫발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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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 유엔사에서 북한측에 공동조사를 제안했다고 하더군요.
: : 북한측이 적극적으로 응해주어서 원만하게 공동조사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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