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uilder  |  Delphi  |  FireMonkey  |  C/C++  |  Free Pascal  |  Firebird
볼랜드포럼 BorlandForum
 경고! 게시물 작성자의 사전 허락없는 메일주소 추출행위 절대 금지 |
아이디 비밀번호
 
분야별 포럼
C++빌더
델파이
파이어몽키
C/C++
프리파스칼
파이어버드
볼랜드포럼 홈
헤드라인 뉴스
IT 뉴스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해피 브레이크
공동 프로젝트
구인/구직
회원 장터
건의사항
운영진 게시판
회원 메뉴
북마크
볼랜드포럼 광고 모집

자유게시판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3764] Re:그냥 좋은 글입니다 (컴 & 개발 관련 글 아닙니다)
하찌로쿠 [] 2754 읽음    2002-03-12 01:01
좋은 글이군요.. ^^

한글전용 만세~

kongbw, 광양 님이 쓰신 글 :
: 허구한 날 볼랜드 포럼에 와서 자유 게시판만 둘러 보는 kongbw 입니다
:
:
: 에휴... 난 언제 정곡을 찌르는 질문과 읽는 이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하는 답변을
: 주고 받게 될지. . . . . -_-;
:
:
: 쩝~~~  그나마 게시판 활동이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 이런 저런 잡다한 글들을 올립니다
:
:
: 이거 다른 분들이 읽고 시큰둥 하면 안되는데....
:
:
:
: =============================================================================================
:
:
:
:
: 김경일
: 국민대학교 한문과 졸업
: 중국문화대학(타이완) 중문연구소 석사, 박사
: 현 상명대학교 중문학과 교수
:
:
: 책 제목 :  중국인은 화가 날수록 웃는다
:
:  - 중국에선 한자 안 쓴다면서 -
:
:
:  한자와 중국어는 전혀 별개다.
:
:  중국이 우리 사회 속으로 파고들어 오고 있다. 너무도 여러 분
: 야에 급속도로 파고들어 옴을 느낀다.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아
: 주머니들도 중국 지명 한두개는 자연스레 꿰고 앉아 계시다. 중
: 국산 농산물들 때문이다. 주변의 친지들을 만나거나 길거리에서
: 우연히 말벗을 삼아도 중국과 교수라는 것을 알면 질문도 많고
: 나름의 고견들도 많다
:
:  그런데 공통적인 착각이 하나 있다. 중국은 한자를 쓰고 있다
: 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과 의사 소통을 하려면 먼저 한자를 배
: 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편적인 오해는 사회 일각의 한자
: 애호가들에게는 목청을 돋울 절호의 찬스다 '국자(國字)'
: 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
: 일각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한자 문화권, 한자 경제권 운
: 운하면서 한자의 교육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나마 한자를 조
: 금 접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교육이 되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
: 라는 어투다. 또 한자 교육이 약해져가고 있다며 조국의 장래를
: 연결해 장탄식을 해댄다.
:
: 필자는 궁극적으로는 한글 전용주의자다. 점진적인 한글전용
: 주의자다. 언젠가는 한자가 모두 사라져버리기를 희망하고 애쓰
: 는 사람이다.
:
: 중국어를 배우고 가르치고 쓰면서 한글 전용주의자라니 이 무
: 슨 말같지 않은 소리냐는 반문이 없을 수 없다. 바로 그렇다. 필
: 자는 중국어를 배우고 가르치고 쓸 뿐이다. 한자를 배우고 가르
: 치고 쓰는 것이 아니다.
:
:  필자는 한자의 보편적 교육을 반대한다. 또 한자와 중국어를
: 짬뽕으로 엮어서 한자 보급론을 펴는 묘한 논리를 반대한다.
:
:  먼저 한자 교육 자체의 반대론을 조금 펴본다.
:
:  정말로 한자 경제권이 두려운 존재이고 조국의 장래가 걱정된
: 다면 한자 교육은 진정 다른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자라나
: 는 후대 세대들에게 이미 미이라가 되어버린 언어를 강요할 필
: 요는 없다. 문화의 단절이 정말 걱정된다면 어려운 한자어를 보
: 다 평이하고 쉬운 우리의 표현들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
:  끊임없고 성실한 번역 작업을 통해 과거의 생각과 삶의 모습들
: 을 현대에 걸맞고 미래에도 도태되지 않을 언어들로 바꾸어 주
: 어야 한다. 이것이 한자 세대가 후대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봉
: 사요, 진지한 대안이다.
:
:  필자의 아버님도 한글보다 한자 쓰시기가 편하시고 강단에서
: 한자를 오래도록 가르치시는 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이
: 한자를 알면 중국인과의 의사 소통이 훨씬 쉬우리라고 생각하셨
: 다. 그러나 필자의 긴 설득(?) 끝에, 중국 여행을 통해 이제는
: 한자와 중국어가 전혀 다른 두 개의 언어임을 이해하고 계시다.

:  필자도 아버님께 천자문을 배웠다. 또 12살 때부터 명령에 의
: 해 붓글씨 배운답시고 팬티에 먹물도 발라보았었다. 그러나 공
: 부를 하면서 그것도 한자의 내력을 연구하는 문자학을 배우면서
: 한자 교육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많은 폐해를 주고 있는가를 깨
: 닫기 시작했다.
:
:  군대의 용어들에서, 법률 조문들에서, 신문에서, 책 속에서 알
: 지도 못하고 써대는 한자들 때문에 나의 친구들과 동생들이 얼
: 마나 많은 문화적 갈등을 겪고 있는가를 알게 되었다.
:
:  청화대에서는 언제나 높은 사람들이 '만찬'을 하고 우리
: 들은 그 모습을 TV로 보면서 '저녁밥'을 먹는다. 사실 중국어
: 에서 '만찬'은 거지도 고관 대작도 같이 때우는 '저
: 녁밥'일 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글자 때문에 반찬도 다르게
: 해야 하는가? 사실 한자 교육을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경우 바
: 로 이러한 '만찬'의 거드름을 못내 아쉬워하기 때문이다.
:
:  어휘가 부족한 시대에 쓰여진 한자 표현들은 일종의 선문답들
: 이다. 한자 표현들에 묻어 있는 사기성 농후한 신비감과 위엄을
: 즐기고 이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주역의 표현이며 한시의
: 표현들이라고 해도 현대어를 풀어보면 다 배고프면 먹고 먹다보
: 면 똥누어야 한다는 내용들이다. 이것을 아는 사람만 알면서 한
: 두마디씩 권위적으로 뱉어낸다.
:
:  설사 문화의 단절이 안타까워 한자 교육을 시킨다고 해도 이
: 역시 비논리적이다. 고대의 한자는 의미 영역이 넓어서 한 글자
: 가 다양한 의미를 포항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서 '문(文)'같은
: 경우 '글월 문'의 의미만을 전수하지만 사실 이 글자는 십여개의
: 의미를 포함하거나 전용되고 있다. '무늬', '약한 불', '이치',
: '외형', '외형적 의례' 등의 다양한 뜻읏 지니고 있다.

:  '글월 문(文)' 따위의 조각 한자 천여개 가르치면서 오묘한 뜻
: 을 다 알아내라고 다그치고 있다. 그보다는 차라리 한자 아는 사
: 람들이 친절하고 깊이있는 한글 번역문을 만들어내는 것이 보다
: 효과적이고 후배, 자녀들을 위하는 길이다.
:
:  필자의 한자에 대한 반대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에 대한
: 반대이다. 불과 천여개의 한자를 정해서 외우도록 하는 것은 의
: 미없는 교육 부담만을 증가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전문인을 양
: 성하고 그 전문이들이 현재와 미래의 언어로 과거의 문화와 사
: 고를 재해석하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절심함을 느낀다. 이
: 러한 전문인들이 해야 할 책임을 사회 전반에 전통 문화의 계승
: 등의 이름을 달고 교육적 부담으로 전가시켜서는 안된다.
:
:  이번에는 중국어의 중요성을 빌미로 한자가 한자리를 얻어 보
: 려는 논리에 대해서 한마디 할 차례다.

:  간단히 말해서 한자는 중국어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자를
: 익힌 후 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우회의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 무엇 때문에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하는가?
:
: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많은 동호인들이여, 중국어가 배우고 싶
: 으면 중국어를 배워라. 한자 옆에서 얼씬대지 말아라. 시간 낭비
: 하지 말아라. 한자는 한자의 역할이 따로 있다.
:
:  중국인이 쓰는 간체자의 형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자의 꼴
: 과 너무도 다르다. 필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간체자 연습
: 책자를 만들어 연습시키고 있다. 책자를 만들며 조사한 간체자
: 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참고로 제시한다.
:
:  문자 형태를 보자 중국어 간체자에는 약 189개의 기본 부소
: 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등장하는 부수는 136개
: 인데 이들 중 한국의 한자와 모양이 동일한 것은 하나도 억다.
: 또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상용 간체자는 537자가 있는데 이 역
: 시 한자 먼저 익히고 들여다 봐서는 한두 글자의 비슷한 꼴도 찾
: 아내기 힘들다.
:
:  이번에는 뜻을 보자. 현재 중국에서 기본적인 상용자로 활용하
: 고 있는 글자는 약 6000여 자가 된다. 이들 상용 중국어 한자
: 중에서 한국이 사용하는 한자와 뜻이 똑같은 경우는 많지 않다.
: 설사 눈으로 간체자를 익혔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뜻이 다르다.
: "짜(家-가)", "워(我-아)", "라이(來-래)" 등등으로 나머지는
: 의미 차이가 크다.
:
:  이번에는 음을 보자. 이 책의 모든 중국어 표기에서 보듯이 그
: 발음이 전혀 다른다. 중국어를 배우면서 한자를 거치지 말아야
: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발음 때문이다.
:
:  한국의 외국어 교육이 낙제점을 받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 외국어를 시각에만 묶어두는 데 있다. 이른바 '글공부'의 유교적
: 유습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게 바로 외국어 교육 현장이다. 영어
: 교육에서 그렇게 쓰라린 실패를 맛보고도 중국어에서 또 다시
: 시각적인 글공부를 해대고 있다. 문법과 단어는 '쫘'해도 입은
: 젬병이다.
:
:  중국어는 외국어다. 소리다.
:
:  따라서 중국어를 외국어로 보고 소리로 만나지 못하면 중국인
: 과의 의사소통은 불가능이다. 서구의 천주교, 기독교 선교사들
: 이 중국에 처음 들어오면서 중국어를 익힐 때 그들은 로마 병음
: 자로 중국어를 익혔다. 글자는 나중에 익혔다. 왜!?
:
: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어 언어학자가 있다. 스웨덴인으로 이
: 름은 까오번한(高本漢-고본한)이다. 그의 언어학 이론은 중국
: 의 학자들도 인용하는 세계적인 권위자다. 기본학적으로 보면
: 한자 잘아는 우리 한국에서 세계적인 중국어 학자가 나와야 정
: 상인 것 같다. 그런데 웬 난데없는 코 큰 학자인가?
:
:  이유는 단 하나다. 그는 소리가 궁금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소
: 리에 대해 캐고 캐고 또 캤다. 마침내 중국인들도 평소에 깨닫지
: 못하던 소리의 비밀을 캐냈고 치밀하게 논리적으로 정리해냈다.
: 이것이 중국어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이다.
:
:  중국어를 한자와 동일시하고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접근시키는
: 교수법들을 많이 본다. 위험 천만이다. 학생들을 말 못하게 하는
: 무책임이다. "똥시(東西-동서)"는 방향과는 전혀 상관없는 '물
: 건'의 뜻이다. 또 사내의 '거시기'를 뜻하는 소리이다.
:
:  또 하나 중국어를 소리로 익혀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다
: 름아닌 중문 컴퓨터 때문이다. 중국어 몇 마디 하는 사람들도 중
: 국어 컴퓨터는 낯설다. 중국어를 컴퓨터로 칠 수 있어? 정말? 물
: 론 정말이고 참말이다.
:
:  현재 많지 않는 사람들이 중문 컴퓨터를 다루고 있다. 대학 내
: 에서도 중문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제 영
: 문과 학생 영타 치고 일문과 학생 일타 치듯이 중문과 학생은 중
: 타를 배워야 한다. 과거 손으로 서류들을 썼던 대기업들이 이제
: 는 중문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
:  중문과 출신들 입사 면접 때에 질문이 하나 추가될 것이다.
:  "중문 컴퓨터 다룰 줄 아나?"
:
: 중문 워드의 소프트웨어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타이완이 개발
: 한 ET 시스템과 중국이 마이크로 소프트웨어의 "WORD"를 이용 개
: 발한 "쫑원쯔싱(中文之星-중문지성)"이 있다. 그런데 이들 중문
: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스들은 모두 중국어 발음을 알아야 입력이
: 가능하다.
:
:  타이완의 ET가 "창지에(倉詰-창힐)"라는 글자를 필획으로 뜯
: 어서 입력하는 방법을 개발했지만 배우기가 쉽지 않다. 또 중국
: 에도 "우비쯔싱(五筆字形-오필자형)"이라는 입력방법이 있었
: 다. 글자를 필획으로 나누어 치는 방법이지만 이 역시 배우기가
: 어려워 점차 도태되어 가고 있다.
:
:  결국 발음을 근거로 중문 컴퓨터를 다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 이제는 "HANGUO (한궈)"라고 키보드를 쳐야 "한국(韓國)"이
: 라는 글자를 볼 수 있다. 중국에서의 컴퓨터 보급률은 급속도로
: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푸통화(普通話-보통화)"의 구사
: 는 앞으로 중국인과의 단순 의사소통뿐 아니라 컴퓨터를 통한
: 입력과 자료 교환에서도 필수의 것이 될 것이다. 이제는 "무역
: (貿易)"을 "마오이"라고 배우지 않으면 차세대의 의사 소통
: 대열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
:  한자를 가르쳐서 중국인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 논리는 이제 겸허해져야 한다. 중국어를 빌미로 한자 교육의 당
: 위성을 주장하는 자세는 바뀌어야 한다. 한자는 한자로서의 가
: 치가 있다. 그 가치는 당당하게 설득하되 중국어가 외국어임을
: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
: 하는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
: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선배, 친구, 후배들이여! 한자를 배우
: 지 말라. 외국어를 배워라. 소리를 배워라. 중국인이 하는 외국
: 어를 배워라. 한자는 머리 속에서 지워버려라. 한자를 익히면 중
: 국어를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착각도 버려라. 소리로 들리지 않는
: 중국어는 죽은 중국어다.

:  눈으로 하는 외국어 공부는 이제 그만 '스탑'이다.
:
:
: =============================================================================================
:
:
: 아마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 제목을 다들 한 두번씩
: 들어 보셨을 겁니다
:
: 그 책을 지으신 분이 바로 김경일 교수님 입니다
:
:
: 그분이 최근에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라는 책을 펴내셨는데
: 읽어 보니 뭔가가 화끈하게 느껴지더군요
:
: 21세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바를 주장하는 책이랄까요?
:
:
: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
:
:
: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

관련 글 리스트
3755 그냥 좋은 글입니다 (컴 & 개발 관련 글 아닙니다) kongbw, 광양 2782 2002/03/11
3764     Re:그냥 좋은 글입니다 (컴 & 개발 관련 글 아닙니다) 하찌로쿠 2754 2002/03/12
Google
Copyright © 1999-2015, borlandforum.com. All right reserved.